추억과 즐거움 Tooli의 고전게임 - 툴리의 고전게임
회원가입로그인사이트 소개즐겨찾기 추가
  • SNS로그인
  • 일반로그인

수다방

전체 글 보기공지사항자주묻는질문요청&질문자유게시판가입인사게임팁&공략내가쓴리뷰매뉴얼업로드게임동영상지식&노하우삶을바꾸는글감동글모음공포글모음명언모음회원사진첩접속자현황회원활동순위Tooli토론방추천사이트IRC채팅방출석체크방명록



글 수 325

비오는 날

조회 수 1919 추천 수 0 2006.03.18 01:35:11


비닐우산 두 개를 사서 돌아오며 은서를 보니 그녀는 무릎에 얼굴을 푹 파묻고 강만 보고 있다. 세 는 우산을 펴서 은서의 손에 쥐어주고 자신도 우산을 펴 썼다. 빗발은 굵어서 여기저기 벌써 빗물이 고였다. 앉아 있는 곳이 시멘트 바닥이 아니고 흙이었으면 옷에 다 흙물이번졌으리라.
얼마가 지나서 은서가 세를 바라봤다.


"재미있는 얘기 하나 해줄까?"


"무슨?"


"어떤 여자가 …… "


" …… "


은서는 얘기를 하다가 그만 입을 다물어버렸다. 세는 그런 은서를 잠깐 쳐다보다가 담배에 불을 붙였다.


"어떤 여자가 어쨌어?"


불이 붙은 줄 알았는데 습계 담배불은 그냥 꺼져버렸는지 빨아도 불꽃이 일지 않았다.

"아무 얘기도 아니야."


"그래도 해봐"


"그냥 어떤 여자가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비가 오는 날 그 남자를 만났는데 남자 가 가게에서 우산을 두 개 사오더래."


" …… "


"그것이 그렇게 슬프더래."


은서는 얘기를 끊었다. 세는 들고 있던 불이 꺼진 담배를 저만큼 빗속에 내던지고서 파란 비닐우산 위로 툭툭 떨어지는 방울이그대로 미끄러져 아래로 다시 떨어지는 걸 힘없이 쳐다보고 있다. 그게 왜 슬프냐고 세는 되물을 수가 없다. 은서의 대답이 무엇인지도모르면서 세는 그저 가슴이 벅 차왔다.


"너무 슬퍼서 그 여잔 그 남자와 헤어졌대."


빗발이 점점 더 굵어졌다. 은서의 치마 세의 바지. 각자의 무릎 위에 올려놓은 은서의 핸드백, 세의 가방이 빗물에 젖었다.


"비 오는 날 애인이 우산을 두 개 사서 그것이 너무 슬퍼서 헤어졌다? 재밌지?"


대답없는 세를 가만 건너다보며 은서가 피식, 웃는데 비닐우산이 바람에 휘익, 몰려 한쪽으로 일그 러졌다.


  


  


조회수 : 11020


글쓴이 : 신경숙 - <깊은 슬픔>에서


관련 URL :


기타 사항 :


  
  • 2
  • 건의합니다. [11]
  • 2006-02-23 04:41
  • 3
  • 안녕하세요^^ [4]
  • 2006-02-22 15:04
  • 5
  • 가수 유승준 노래中 [4]
  • 2006-04-02 16:31
  • 6
  • 모든 일
  • 2006-04-02 16:29
  • 7
  • 친구
  • 2006-03-29 11:35
  • 8
  • 2006-03-29 11:32
  • 9
  • 경영자와 디자인
  • 2006-03-29 11:31
  • 이 게시물에는 아직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 보세요 :)

    사진 및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왼쪽의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용량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감동적인글 가슴이 따듯해지는 이야기를 올리는 곳입니다. [2] 툴리 2006.02.01 18860
    125 신부(新婦) 권정철 2006.03.19 1661
    124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권정철 2006.03.19 1902
    123 사랑의 전설 권정철 2006.03.19 1752
    122 사랑 그대로의 사랑 권정철 2006.03.18 1852
    » 비오는 날 권정철 2006.03.18 1919
    120 보이지 않는 사랑이 크다 권정철 2006.03.18 1683
    119 권정철 2006.03.18 1562
    118 밤길 권정철 2006.03.18 1594
    117 아들이 빌려온 비디오 권정철 2006.03.17 1661
    116 당신을 보면 권정철 2006.03.17 1971
    115 나무묘지 권정철 2006.03.17 2165
    114 감옥에서 온 편지 권정철 2006.03.17 1809
    113 그런사람이 있었습니다. 권정철 2006.03.17 1621
    112 진정한 사랑 권정철 2006.03.16 1945
    111 루즈벨트와 메추라기 권정철 2006.03.16 1770
    110 물망초 권정철 2006.03.16 1712
    109 김나는 운동화 권정철 2006.03.16 1702
    108 내 삶에 빛이 되어준 이웃 권정철 2006.03.16 1717
    107 사랑에 관한 다섯 가지 테마 권정철 2006.03.15 1742
    106 거인의 옷 권정철 2006.03.15 1928


    사이트소개광고문의제휴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사이트맵
    익명 커뮤니티 원팡 - www.onep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