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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뱀의 사랑

권정철Lv. 56
3,189 P다음 레벨까지 60 P가입 2006.02.14
조회1,887댓글0
일본 도쿄올림픽때, 스타디움 확장을 위해 지은 지 3년되는 집을 헐게 되었다.

인부들이 지붕을 벗기려는데 꼬리 쪽에 못이 박힌 채 벽에서 움직이지 못하는

도마뱀 한 마리가 살아서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이었다.



3년동안 도마뱀이 못 박힌 벽에서 움직이지 못했는데도 죽지 않고 살아 있다는 것은

참으로 신기한 일이었다.



사람들은 원인을 알기 위해 철거공사를 중단하고 사흘 동안 도마뱀을 지켜보았다.

그랬더니 하루에도 몇 번씩 다른 도마뱀 한 마리가 먹이를 물어다주는 것이었다.



이 두 도마뱀은 어떤 사이였을까.?

물론 우리는 알 수 없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일 수도 있고 서로 사랑하는

사이일수도 있고 그저 한 곳에 모여 살던 동료일 수도 있으리라.



그 도마뱀은 얼마나 몸부림 쳤을까.

몸부림 칠때마다 살을 찔러오는 고통은 또 얼마나 컸을까.

그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다른 도마뱀은 또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하루 이틀 닷새 꼬리가 못에 박힌 도마뱀은 오직 살기 위해 몸부림을 쳤을테고

옆에서 그 아픔을 다만 지켜볼수밖에 없는 도마뱀은 어쩌지 못한채 애만 태우고

있었으리라.

말도 할 수 없는 이 미물들은 오직 눈짓과 표정과 몸짓만으로 서로를 쳐다보고

마음을 나누었으리라.



도마뱀은 원래 사람의 손에 꼬리가 잡히면 그 꼬리를 잘라 버리고 도망치는

파충류인데 아무 꼬리를 잘라 버릴수 있는 상황도 못되었던 게 분명하다.

죽을래야 죽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참으로 훌륭한 것은 바로 곁에 있던 도마뱀이다.

사랑하는 도마뱀이 받는 고통을 바라보면서 그 도마뱀이 살아보려고 몸부림치다

절망할때 어딘가로 가서 먹을것을 물어왔다.



그리고 입으로 건네주면서 무슨 표정을 지었을까.

절망하지 말라고, 살아야 한다고 말은 할 수 없었지만 어떤 눈짓, 어떤

표정이었을까.



어쩌면 고통과 절망속에서 처음엔 먹을 것을 거부하며 팽개쳐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시 또 어딘가로 가서 먹을 것을 구해다 입에 넣어주는 그 도마뱀을 보면서,

너를 버릴수 없다는 그 표정, 나만 살기 위해 네 곁을 떠날수 없다는 그 몸짓,

그걸 믿으면서 운명과 생의 욕구를 받아들이면서 얼마나 가슴 저렸을까.



그렇게 하루에도 몇번씩 위험을 무릅쓰고 먹을 것을 구해다주면서 함께 살아온 지

3년, 그 도마뱀은 다시 못을 박았던 사람들에 의해서 자유의 몸이 될 수 있었다.



어두운 지붕 밑에서 두 도마뱀은 함께 사랑하고 함께 고통을 나누고 고통속에서 서로

안고 잠이 들곤 하였을 것이다.



그 3년은 얼마나 길었을까.


  


  


조회수 : 11748


글쓴이 : 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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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이야기3251 / 17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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