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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면

권정철Lv. 56
3,189 P다음 레벨까지 60 P가입 2006.02.14
조회1,800댓글0
담배를 터프하게 피워야 멋있게 보인다고 생각하고



걸쭉하게 욕을 해야 잘 나가는 놈으로 보일 것이라



생각했고, 여자친구가 많아야 능력있는 놈으로 보일 것이라



생각했고, 등록금까지 모두 친구들을 위해 쓸 수 있어야



의리가 있는 놈이라 착각했던 나의 고딩시절.





나: (약간 인상을 쓰며) 야! 주머니들 털어봐.







태훈:(못마땅...) 난 500원.



성규:(자신있는 모습) 엉.난 100원.







나: (황당해 하며) 허 참... 그걸로 저녁을 어떻게 때우냐?



야 머리들 굴려봐라. 앵꼬인 밥통을 채워야 할 거 아냐?







돌 네개를 맞대고 한참을 궁리하던 중에 역시 조금더 소프트한 돌을



가지고 있던 제가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나: 흐흐... 우리동네에 짱깨집이 하나 있거덩?



여기서 가까우니까 거기 가서 밥통을 채우도록 하자.







애들: 으이구... 돈이 없는데 어떻게 먹냐니깐?







나: 뭘 어떡해? 일단 먹고 튀면 되지. 거긴 주인아저씨가



직접 배달을 하기 때문에 아줌마만 계실 때 후다닥 튀는 거지.







저의 말을 믿은 애들과 버스를 타고 우리동네의 짱깨집으로~~~







?짱깨집







나: (약간은 거만한 모습으로) 아줌마. 여기 탕수육부터 하나 주세요.







와구와구 허겁지겁 맛나게 음식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나: 아줌마. 이제 짬뽕하고 짜장면도 주세요.



아줌마는 고등학생인 우리들이 음식을 맛나게 먹는 모습이 보기 좋으셨던지







아줌마: 학생들이라 양을 많이 줬는데도 눈 깜빡 할 새에 먹어치우네...?



모자라면 더 줄테니까 천천히들 먹어.







나: 들었지? 얘들아? 더 먹으려면 천천히 빨리들 먹어~!!







음식을 먹을 때 까지는 전혀 걱정이 안 되었던 후의 사태가 배가



불러오면서 부터 걱정이 밀어닥치기 시작했습니다.







나:(소근대는 말투로) 우째 저 아저씨는 떡허니 지키고 계시지?



각본상으론 빨리 나가셔야 되는데...







애 들: (눈을 흘긴다)







나: 날 그렇게 보지마라.내가 이럴 줄 알았니?



그 때 청천벽력과 같은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저씨: 여보, 이제 그만 문 닫고 들어갈 준비합시다.



아줌마: 그래요. 애들도 다 먹었고 하니 청소를 해야죠.







나: 얘덜아 이거 어떡하냐?



애들: (여전히 못 마땅한 얼굴로) 어휴...







또 다시 시작되는 갈등. [이 상황을 어찌 해결할꼬...?]



[그래, 나혼자 총대를 메도록 하자. 아...거룩한 희생정신이여...]







나: 그럼 니들부터 먼저 나가라.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야속한 친구들은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형철아! 아주 잘 머거따]하며 나가고 말았습니다.







사정얘기를 할까...? 아냐. 저 아저씨 덩치 좀 보라지...



우리가 먹은 게 도대체 얼마야? 아마 엄마한테 연락하고



나를 막 패고 그럴게 뻔해. 아...어쩌지...?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도망치고 봐야지...







아저씨가 주방으로 들어간 틈을 타 슬쩍 일어섰습니다.



아줌마: 학생이 젤 나중에 가네...?







나: (출입구 쪽으로 걸어가며) 아줌마 여기 얼마예요...?



아줌마: (전표를 확인하려 머리를 숙인다)







때는 지금이다!! 토껴~!!!!!!!







문을 열고 후다닥 뛰기 시작했습니다. 계단을 내려와서 대로변으로



20초쯤 뛰었을까...? 나의 호기심이 내 머리를 뒤로 돌리게 했습니다.







악!!!!!!!!!!!!!!! 한손에 주방용 칼을 들고 쫓아오는 아저씨!!







잡히면 난 죽는다. 다리야 제발 더 빠르게 움직여다오.



아저씨: 서!! 안 서???







나: (음...아저씨 같으면 서겠어요?)



아저씨: 칼 던진다.







나: (푸하하! 칼을 던진다고 제가 맞나요?) (가만...이거 진짜로



칼을 던지면 어떡하지... 악! 상상하기 싫다)







아저씨: 서라니까!!



나:헥헥...(아저씨 음성이 꽤 가깝게 들리네...?)







뒤를 훽 돌아보는 순간. 아저씨보다 칼이 먼저 보였습니다.



정말 던질 태세로... 하지만 끝까지 난 도망쳐야 해.



도망... 우왕...아무래도 무섭다.







아저씨: 너 잡히면 가만 안 둔다. 서!!



나:(공포에 휩싸여서) 착착!!(제자리에 서!!하는 구령에 맞춰서)







아저씨의 무서운 흉기와 끈질긴 추격에 저의 도주가 끝이 났습니다.



꼴좋게 아저씨에게 귀를 잡힌채 다시 중국집에 들어가게 된 좋은생각...







아저씨: 야...이거 간이 부은 놈이네...



여보! 전화 좀 가져와봐.







나: (무릎을 꿇고) 아저씨 한번만 봐주세요.



정말 싹싹 빌었습니다.



아저씨: 이놈아! 배가 고프면 얘기를 하지. 도둑질을 하면 어떡해?







결국, 아저씨는 저에게 엄청난 잔소리를 하셨고, [내일 니 친구들



모조리 데리고 와!!] 하셨습니다. 다행히 집엔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다음 날







중국집이 거의 끝날 무렵 애들과 머쓱하게 다시 중국집을 찾았습니다.



아저씨: 책가방 방에다 갖다 놓고 나와.







우리들: (엉기적 엉기적)



아저씨: 어이! 주방! 내가 얘기한 거 가져와!



공포의 흉기 얘기를 들은 애들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습니다.







어머나... 뜻밖에 주방에서 나온 건 어제 본 탕수육과 여러가지



음식이었습니다.







아저씨: 나도 어렵게 살아봐서 배 고픈 걸 잘 안다.



너희들의 부모님께 연락해 혼을 내주려고 했으나



만약, 그렇다면 너희들은 어른들을 모두 다 나쁘게만



생각할 것 같아 멋진 아저씨도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기 위해서 너희들에게 음식을 먹이고 용서하기로 했다.







우리들: 아...저...씨...







아저씨: 또 한가지 내 약속할 것은 너희들이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배고플 땐 언제든지 와서 짜장면을 먹도록 해라.



다만, 나도 장사하는 사람이니 다른 애들한테는 소문내지 말도록...







아저씨는 정말, 그 다음에도 내미는 돈을 한사코 뿌리치시며



[약속은 약속이지. 계속 와 주는 것만 해도 아저씨는 기쁘다]하셨습니다.







세월이 흘러, 전 졸업을 했고 이사를 했지만 지금까지 그 중국집을



가끔 찾고 있습니다. 물론, 아저씨 아주머니도 저를 반갑게 맞이해



주시곤 합니다.







얼마전에 그 중국집을 가보니 카운터 위에 위촉장이 있더군요.



[청소년 선도위원]이란...







또 하나 저를 감동시킨건, 한달에 한번씩 노인들을 위해서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고 계신다고 하셨습니다.







아저씨:이놈 아직도 장가 안 가?







나: 아저씨 공포의 흉기로 저를 장가보내시게요?



아저씨: 하하...







옛날보다 배가 많이 나오신 아저씨는 아직도 돈을 한사코 받지 않습니다.



해서, 늘 테이블위에 식대를 올려놓고 나오지만 다시 그 중국집을



갈 때면 아저씨는 항상 [돈은 왜 놓고 가?]하시며 제가 시킨 메뉴 말고도



다른 메뉴까지 주십니다.







이 아저씨 어때요? 참 멋있죠? 저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청소년의 한번의 탈선을 엄격한 법의 논리로, 또한 어른들의 냉정한



잣대로 그들을 심판하는 것보다 한번의 따듯한 관심이 한번의 따듯한



배려가 어쩌면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지름길이 아닐까...라는.


  


  


조회수 : 15952


글쓴이 : 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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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사항 : 천리안에서 퍼 왔습니다. 글쓴 분의 아이디는 vov입니다

전체 이야기3251 / 17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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