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툴리의 고전게임 / SINCE 2000 / 추억의 게임 놀이터SINCE 2000 · 추억과 즐거움
TOOLI.추억과 즐거움 툴리의 고전게임EST. 2000 · 26 YEARS
로그인
TOOLI · SAVE YOUR STORIES

감동글모음

보이지 않는 사랑이 크다

권정철Lv. 56
3,189 P다음 레벨까지 60 P가입 2006.02.14
조회1,766댓글0
10월이 거의 끝나갈 무렵, 부산에 살고 있는 친구 집에서 하룻밤 묵게 되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라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다보니 자연스레 늦게 잠이 들었다. 다음 날 나는 사정이 있어서 일찍 올라와야 했는데 기차를 타고 왔다.

피곤한 나는 자리에 앉자마자 잠을 청했지만 사람이 많아서인지 쉽게 잠들지 못했다.하릴없이 창 밖을 보며 가는데 똑같은 풍경이 지겹기도 하고 따분했다.

그러고 얼마나 흘렀을까? 잠시 정차했던 청도역을 벗어나면서부터 비어 있던 내 뒷자리에서 이야기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누가 탔겠거니 생각하고 다시 잠을 청하려는데 그 이야기 소리가 끊이질 않는 것이었다.

"와! 벌써 겨울인가? 낙엽이 다 떨어졌네. 근데 낙엽 덮인 길이 너무 이쁘다. 알록달록 무슨 비단 깔아 놓은 것 같아. 밟아 봤으면 좋겠다. 무척 푹신 할 것 같은데."

"저 은행나무 정말 크다. 몇 십년은 족히 된 것 같은데? 은행잎 떨어지는게 꼭 노란 비 같아."

"여긴 포도나무가 참 많네. 저 포도밭은 참 크다. 저 포도들 다 딸려면 고생 하겠는데."

"저기 저 강물은 정말 파래. 꼭 물감 풀어 놓은 것처럼. 저 낚시하는 아저씨는 빨간 모자가 참 예쁘네."

"저기 흰 자동차가 가네. 그런데 엄청 작다. 내 힘으로도 밀겠어. 운전하는 사람은 음...20대 초반 같은데 안경을 썼네.어 벌써 지나쳤어."

겨우 잠들기 시작한 나는 짜증이 났다. '무슨 사람이 저렇게 말이 많아? 자기 혼자 다 떠들고 있네. 다른 사람들은 눈 없나?'

잠자기는 틀렸다고 생각한 나는 화장실에 갔다가 얼굴이나 보자며 그 사람들을 쳐다보는 순간 난 잠시 흠칫했다.

그 자리엔 앞을 못 보는 40대 중반 아주머니와 남편으로 보이는 아저씨 한 분 이 서로 손을 꼭 잡고 계셨다.그리고 그 아주머니는 아저씨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이며 응수하셨다.

마치 실제로 보기라도 한다는 듯 입가엔 엷은 미소까지 띤채로......



-끝-


  


  


조회수 : 16223


글쓴이 : 펀글


관련 URL :


기타 사항 :


  
전체 이야기3251 / 17 쪽
✎ 글쓰기

나에게 맞는 툴리

화면 설정을 기억해요. 로그인하면 다른 기기에서도 그대로예요.

메뉴 모양

마우스를 올리면 위쪽 메뉴에 미리 보여요. 누르면 바뀌어요. 휴대폰 메뉴 모양은 그대로예요.

툴리의 모든 공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