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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검정비닐

1,655 P다음 레벨까지 26 P가입 2006.08.06
조회1,969댓글2
퍼온 글 입니다..

결혼하고 2년째 되던 해 남편과 나는 작은 비디오 가게겸, 책방을 시작했다.

가게를 하는 동안, 친정아버지는 작은 것 하나까지 마음을 써 주셨다. 하지만 못난 딸은 효도를
뒤로만 미루며 아버지가 기달려 주실 거라고 생각했다.

아버지는 봉지 하나라도 아끼라며 집에 오실 때면 검정비닐봉지 한 묶음을 사 오셨다. 몇
번이나 괜찮다고 했지만 아버지는 큰 것을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시며 볼펜 한 자루, 풀
하나까지도 사다 주셨다. 그러고도 가게에 앉아 만화책 100원, 비디오 하나 500원, 1000원 받는
딸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항상 마음 아파하셨다.

난, " 아버지 염려 마세요. 세상에 이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도 많은데.." 라고 했지만, 부모
마음은 그게 아닌지 늘 내 걱정뿐이셨다.

그런데 지난 4월 1일,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갑자기 돌아가셨다. 처음 연락을 받고 너무나
뜻밖의 얘기에 꼭 만우절에 잘못 들은 거짓말만 같았다. 지금 까지 이렇다 할 병 한번 앓지
않았던 분이 왜 그렇게 갑자기 가셨는지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다. 살아 계시는 동안 항상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하고 정이 많으셨던 아버지였는데.. 하늘이 정말 무심한 듯 했다.

아버지를 땅에 묻고 며칠이 지나 아버지가 쓰시던 차를 청소하다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고
말았다. 트렁크 안에 있는 가지런히 묶여진 검정비닐봉지 때문이었다. 놀란 달려오신 어머니는
내손에 쥐어진 비닐봉지를 보고는 나직이 한숨을 내쉬면 말씀하셨다. " 아무때든 너한테 가면
줄거라고 항상 차에 싣고 다니셨다."

아버지, 아버지가 저에게 주신 사랑만큼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너무 늦게 고백합니다.

"사랑합니다. 아버지.

전체 이야기3251 / 17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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