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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325

남은 음식 좀 주세요

조회 수 1188 추천 수 0 2006.02.16 18:22:10


웃긴대학 sha이느라는 분이 쓰신글 입니다. ^^


어느 친한 친구에게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뭐 조금 왜곡된 곳도 있겠지만;


그 친구,이 얘기 하면서 많이 울더군요..

그래서 여기에 올렸습니다.



....5천원 내놓으라 하더군요......

대문 안 가면 죽인다면서;;


쿠 쿨럭 암튼.

잡소리 각설.



그럼 바로 스타트 달려봅니다...












친구는 어느 작은 분식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그 날도 열심히..아주 열심히

몇 천원을 벌기위해 음식들의 구수한 유혹을 뿌리친 채

알바에 임하고 있을무렵,



몇칠 전부터 머리가 희끗하신 나이든 할아버님 한 분이

아침부터 분식집을 찾아와 저녁 때까지 앉아 계시다 가시는 것이었다.


이유가 뭔고하니...



친구:하,할아버님..뭐 드실 것이라도...

할아버지:걍 남은 음식 좀 줘.



친구 당황.


친구:아..아니 저기 할아버지.

할아버지:에이 처자 그러지 말고 좀 줘~

친구:아,저 그게요...



친구는 알바 생활에 그리 눈을 뜨지 못한 상태라,

막무가내인 할아버님을 당해낼 수 없음에도

끝까지 버텼다.


정말

실로 200년동안 쑥 먹고 자란 곰보다 더 우람한 맷집-_;;



하지만...


할아버지:왜 그래 자꾸~예쁘게 생겼구만.


....

예쁘게 생겼구만

예쁘게 생겼구만

예쁘게 생겼구만

예쁘게 생겼구만

예쁘게 생겼구만

예쁘게 생...[퍽



KO.

할아버님 완승....;


그렇게 친구는 '예쁘다'에 쓰러져버렸다.





친구:그,그러면..남은 라면이라도 좀 드릴까요?

할아버지:아니 처자~좀 싸 줘.


그렇게 친구는 손님이 먹고 간 라면과 국물을 봉지에 싸서

할아버님께 쥐어드렸다.



할아버지는,

함박웃음을 지으시며 분식집에서 나가셨다고 한다.




그런데..

분명히 '예쁘게 생겼다'고 말할때도,

그 할아버지 분명 한순간 시력이 흐려지신 걸게야,암.

내가 더 예뻐.


-_-




다음 날,

또 할아버지가 오셨다.


몇 번이고 음식을 쥐어주어 돌려보냈지만,

매일 발걸음을 하시는 할아버지 때문에

친구는 난처했다.


그래서 이 난관을!


친구:저,할아버지.

부딫혀 보기로!


친구:이렇게 자주 오시면 영업방해가..

했!


할아버지:에이 왜 그래 평생 올 것도 아닌데 처녀.





처녀

처녀

처녀

처녀

처녀...


...팅겼군.





평소 '삭았다'가 아닌 '발효됐다','썩었다'라는 소리를 많이 들을 정도로

삭은 내 친구이기에 처녀는..

'예쁜'것보다 더 파격적인 것이었다.



결국 할아버님께 물만두를 싸준 우리의 친구..

할아버지는 또다시 살인미소를 지으시며 분식집을 나가셨다.


참...

말발 좋으시네요 할아버님-_;;




그렇게 친구와 할아버지는 급속도로 가까워 졌..

이 봐 그런 게 아니잖아..


아니 그 빗금은 도대체 뭐냐

내 순결한 글에 불순물을 섞지 마 아악!



쿠 쿨럭 아무튼.

친구와 할아버지는 점점 가까워져

말까지 트는 사이가 되버렸고,


친구는 오히려 할아버지가 오는 시간이

더욱 더 기다려진다고 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렇게 자주 오시던 할아버님께서

삼일 동안이나 나타나지 않으셨다는 거다.


걱정이 된 우리의 친구.

언젠가 한 번 찾아오라며

서툰 손글씨로 적어주신 할아버지의 집주소가 적힌

종이와,갖가지의 음식이 담긴 도시락..

그리고,할아버지가 특히 좋아하시던 김치김밥을 가득 싸서

분식집을 나섰다.


[출장 나갑니다]

라는 쪽지만 달랑 남긴 채-_;;;




그렇게 몇 시간 동안 우여곡절 끝에 찾은 집..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낡은 듯한 집 아래에 딸려있는

작은 문.


테이프로 애써 붙인듯한 창문이 위태로워보였다고 한다.

친구는 문을 두두렸고,

곧 중학생 쯤 되어보이는 남자아이가 문을 열어주었다.


아이:누구...?

친구:여기 할아버지 사시니?

아이:어..그런데.


친구:내가 너네 할아버지를 알아서 그래.좀 들어가도 돼?

아이:..그렇긴 한데.

친구:고마워.



하지만.

그 때문에 그 친구 몸이 끼여서 한참 고생을 했다던데...

후후.


곰 맞아.

내가 더 예뻐.


-_;;



아무튼,친구는 집 안으로 들어갔고,

집 안에는 얆은 이불을 하나 덮고 누워 계시는 할아버지를 보았다.


사실 방이라고 할 것도 없었다고 한다.

주방은 집 밖으로 밀려나 있고,

사람 네 명이 겨우 누울 수 있을만한 공간.


구석에 작게 딸린 티비와 장농이 아니라면,

정말 가구도 하나 없었다.



할아버지는 그 얆티막한 이불을 꼭 덮으신 채

연신 콜록 거리고 계셨다고 한다.




친구:하,할아버지 어디 아프신 거예요?

할아버지:아 처자 왔나..?

친구:아니 도대체..

할아버지:가게는 어쩌고 여기 왔어...


연신 찡그리시는 할아버님의 얼굴에

친구는 순간 가슴이 쓰라렸다.



친구:감기예요?아니 도대체..


친구의 말에 할아버지는 애써 일어나며

그 아이를 불렀다.


할아버지:얘 요셉아,가서 식탁 좀 가지고 와라...


할아버지의 말에

요셉이란 아이는 싫다는 듯이 집을 나가버렸고.



친구:아니 누워계세요.그보다 먹을 것 좀 가지고 왔는데..

할아버지:됐어,됐어.이따 요셉이 오면 맥여...

친구:감기 걸리셨어요?왜 이렇게 몸이 차가워요..


할아버지:그게 말여..처자 나 땜에 많이 난처했을거여...그래서 그만 둘려고 했는데..

먹을 게 없어..먹을 게....요셉이 녀석이 맨날 굶어 쫄쫄...

친구:그런데 할아버지..왜 이렇게 아프신 거에요..?


할아버지:이 쌍놈의 병이 또 도져서 그려..애비가 요셉이 맽겨놓고 덜컥 떠나버린거여 글쎄..

지 애미가 지혜로운 사람 되라고 요셉이라 이름 졌었는데 그냥...

근데 이 놈이 가게 가서 뭐 좀 얻어오라하니까 계속 신경질을 부리는거다.그래서...


친구:..할아버지.....


할아버지의 간결한 말씀에 의하면..


부모는 요셉이라는 손자를 할아버지에게 맏긴 채 도망쳐 버렸다.

그러나 한 때 이름 날렸다는 할아버님께선,

국가유공자이기에 변변찮은 보조금으로 손자를 데리고 근근히 입에 풀칠하며 생활 하다가

결국 가게를 돌아 다니며 남은 음식들을 얻어 와 손자에게 먹였다고 한다.


그런데 어떤 병이 다시 재발해 손자에게 대신 가게에 가라고 말했는데,

손자는 매몰차게 거절을 했다고 한다.


중학생...

그렇지 않아도 힘들고,스트레스가 제일 많이 쌓일 시기.

손자는 귀찮다기보다는 부끄러워 차마 그런 걸 하지 못했던 것 같다.




할아버지는 연신 미간을 좁히시며 한숨을 내셨고,

친구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다고 했다.


친구는 따듯한 국 몇 숫갈이라도 드시라고 애를 썼지만

됐다고 그냥 물르라고 하시는

할아버지의 막무가내 고집에 결국 머리맡에 도시락을 놓고 집을 나왔다.


집 밖에는 오만상 인상르 찌푸린 요셉이라는 아이가 있었다.




친구:요셉아.

요셉:왜요.


삐딱하게 말하는 아이.

분명 여기까지 찾아온 내가 싫고,

이 모습에 부끄러웠을테지.


친구는 화난 마음에 요셉이를 타일렀다.



친구:요셉아,할아버지가 부끄럽다고 생각하는거야?

요셉:당연하죠.

친구:왜?왜 그렇다고 생각하니?


요셉:왜요,몰라요?

친구:응.난 잘 모르는 걸.



아이는 다시 인상을 쓰며 신경질적으로 대답했다.


요셉:구걸을 하잖아요!요즘같은 시대에 구걸이 뭡니까?

친구:요즘같은 시대?그 시대가 어떻다고 생각하는거야?


요셉:아무튼,나도 할 말 많아요!!


아이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친구:하지만 넌...



요셉:다 싫어요.아빠도 싫고.할아버지도 싫고 누나도 싫어.

왜 구걸을 하나고요.그까짓 돈 벌면 되잖아요!근데 왜 나한테까지 시키냐고요.

중학교 입학 때 겨우 맞춘 교복 지금까지 쓰고 있어요!

수도도 별로 안 나와서 목욕도 제대로 못해요.그런데 이제 구걸까지 하라고요?

제가 거지입니까?왜,도대체 할아버지만 그딴 거 하면 되지

왜 나까지 붙잡아서 이딴 인생 살게 만드냐고요!나도 공부하고 싶어.일등하고 싶다고요.

누구는 굶는 거 좋아서 그래요?나도 좀,먹고 살고 싶다고요!

머리도 세워보고 신발도 새로사고 싶어요.시내 나가서,나가서 옷도 새로 사고

아르바이트란 거 해봤으면 좋겠어요!누구는 좋아서 이러는 줄 알아요?

나도 게임 하고 싶어요.나도 학원 다니고 싶다고요.나도 피자 같은 거 먹어보고 싶단 말이야.

꺼져버려요.구걸 같은 거,동정 같은 거 정말 싫어요.그러니까 꺼져 버리라고요.



그렇게 요셉이는 그동안 참아왔던,

하고 싶은 말을 우수수 쏟아낸 듯이

숨을 몰아쉬며 골목길로 빠르게 사라졌다.





한 동안,

친구는 그 자리에서 꼼짝할 수 없었다고 한다.


어린아이가 대들어서 놀라서 그랬을까.

아니,아니다.


한 순간 친구는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 아이가 원하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우리는 아무리 가난해도 너무 가난해봤자 반지하에 사는 것으로 족하다고 하지만..


다른 아이들처럼 똑같은 일상을 꿈꾸는.

정말 하기 싫어 죽을 것만 같은 공부도,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아르바이트도

하지 못하는 저 소년을.


우리의 가난한 기준으로 보았을 때..

저 소년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얼마나 괴로웠으면...

남이 먹다 남긴 음식을 먹을 생각을 했을까...


할아버지가 근근히 챙겨오시는 음식이

남긴 음식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말없이 먹어온 저 소년의 심정은...




도대체 우리는 그동안

무엇이 가난의 절정이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티비에 나오는 병걸린 가족들의 힘든 생활?

아니다.


그들은 힘들긴 하지만..

괴롭긴 하지만..

차갑게 식은 밥에 미지근한 생수물을 말아먹을 형편은 된다.


라면 한 봉지 정도 뜯을 형편은 된다.

설마 쌀 한 줌 없어 남긴 음식을 먹을까.


할아버지네 집에는 가스레인지도,밥통도,냉장고도 없었다.

그저 식기구란 컵 몇 개와 숫가락 3개,밥그릇 1개가 전부였다고 한다.




도대체 우리들은,

무엇을 가난의 절정이라 생각했던 것일까....







친구는 이 얘기를 마친 후 한 없이 울었다.


..보통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의 형편을 보고,

조금씩 도와준다면 이겨낼 수 있을거라 치부한다.

과연 그럴까.


정말로 이겨낼 수 있을까.

그들이 견뎌낼 수 없는 것은


허기 때문도,추위 때문도 아니다.

그저 그들을 동정으로 바라보는

시선들이 아니었을까.



차마 구걸하기 어려워 형편없어도 애써 살아가는 그들을

구걸하게 만드는,


그런 사람들의 시선 때문이 아니었을까....





난 그렇게 한숨을 쉬며...

구걸 할 수 밖에 없었던 두 가족을 한 없이 떠올리고,떠올렸다.


그들에 비하면..

그들에 비하자면..





지금의 난 정말로 부자구나..

라는 생각을...



서럽게 우는 친구를 토닥거리며,


내가 지금껏 얼마나 풍요롭게 살아왔는가

한없이 뉘우치고,또 뉘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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