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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 Novel] 서틴 (THIR TEEN) , {004}

조회 수 2600 추천 수 0 2011.07.03 18:5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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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더이상 올리기 싫었습니다. 너무 심한 눈팅 때문이었습니다.

 

조회수가 1000이 넘어가는데 덧글은 고작 4...

 

하지만 생각을 고쳐먹었습니다.

 

그냥 제가 쓴 소설을 봐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는 생각으로 올리겠습니다.

 

하지만 이왕이면 댓글을 달아주시면 더 감사드리겠습니다.

 

진짜 피로회복제는 댓글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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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주봉까지 가는 길에 나타나는 4개의 이정표 중 3개를 지났을 무렵이었다. 허기를 참아가며 걷던 친구가 더 이상 한계인 듯 자리에 서며 말했다.


“아, 더는 못 가겠다. 여기서 도시락 먹자.”

“이왕 먹는 거 주봉에서 먹으면 더 좋지 않을까?”

“야,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다. 그리고 아까부터 얼마 안 남았다 해놓고 시루봉은 코빼기도 안보이잖아.”


그 말에 지성인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그게, 평소 같았으면 지금쯤 도착했었거든…….”

“저, 지성아. 아까부터 느낀 건데 언제부턴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거 같은데?”


트레이너 누나와 지성인 심각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분명 많은 등산객들이 돌아다닐 등산로인대도 사람들은 물론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길을 잘못 든 걸까?”

“아니요. 제가 이 길로 한 두 번 등산한 것도 아니고 길을 잘못 들일은 없어요.”

“그럼 도대체…….”

“링반데룽인가…….”

“링 반대 뭐?”


생소한 말을 중얼거리는 지성일 보며 트레이너 누나가 한쪽 눈썹을 추켜세우고 물었다.


“링반데룽이요. 등산용어인데 야간이나 악천후로 인해 광대한 지형을 곧바로 오르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원을 그리며 같은 곳을 돌고 있는 현상을 뜻하는 독일어죠. 환상방황(環狀彷徨)이라고도 해요.”

“겨우 도시 한복판에 있는 작은 산에서?”

“그렇겠죠?”

“그럼 이제 어떡하지?”

“제 기억으론 여기서 10분만 더 오르면 주봉에 도착해요. 그러니까…”


한 편 상황의 심각성이라곤 느낄 생각도 하지 않는 친구는 싸가지고 온 도시락을 먹느라 정신없었다.


“세상 복잡하게 살면 한도 끝도 없어. 사람들이 없을 수도 있는 거지 뭘 그래. 그나저나 지성아 네 도시락이나 줘 봐. 너희 어머니솜씨가 그립다 야.”

“너란 녀석은 낙관적인건지 둔한건지…….”

“그래, 일단 지성이 네 말대로라면 길을 잘못 든 건 아니니까 밥부터 먹고 생각하자.”

“예…….”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벤치에 앉아 도시락을 먹던 지성인 식사를 하는 도중이라도 사람이 지나길 빌었으나 도시락을 전부 비울 때까지 일행을 지나는 사람은 없었다. 한편 자신의 도시락도 모자라서 지성의 도시락의 반을 먹어치운 친구는 만족스러운지 벤치에 기대어 부른 배를 다독이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얼굴빛이 어두워지더니 어기적어기적 일어나서는 숲으로 향하며 말했다.


“자, 잠깐만. 금방 갔다 올게…….”

“그렇게 먹고 탈이 안 나면 이상하지…….”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던 지성인 한참동안 돌아오지 않는 친구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아직 1월 초, 이대로 해가 지게 될 경우 산의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만약 친구가 어디서 사고라도 당했다면 위험한 상황까지 갈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기다리다 못한 지성인 친구를 찾아 나서기로 하고 가방끈을 부여잡으며 트레이너 누나를 돌아보고 말했다.


“안 되겠어요 누나. 제가 찾으러 갈 테니 만약 저도 30분 넘게 돌아오지 않는다면 신고해 주세요.”

“안 돼! 너마저 잘못된다면… 그냥 지금 신고하자.”

“걱정 마세요. 금방 돌아올게요.”


그렇게 말하고는 만류하는 누나의 손길을 뒤로하며 숲으로 들어간 지성인 지나온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일정한 간격마다 표시를 하며 친구를 찾기 시작했다. 점점 어두워지는 하늘에 걸음걸이도 빨라질 무렵 시계를 내려다보자 20분을 가리키고 있는 분침이 보였다. 이 이상 들어가면 자신도 위험해질뿐더러 용변을 보기위해 여기까지 들어올 리도 없을 거라 판단한 지성이 등산로로 돌아가기 위해 돌아설 때였다. 갑작스럽게 꺼지는 땅과 동시에 사정없이 구르기 시작하고 간신히 멈춰 몸을 일으켰을 때는 이미 숲속 깊숙한 곳까지 들어온 후였다. 망연자실한 지성이 밀려오는 고통을 참으며 휴대폰을 꺼내 통화를 시도했지만 깊은 산속에서 될 리가 만무했다. 포기하고 서둘러 길을 찾아보려는 순간 어디선가 어렴풋이 물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를 쫓아 가본 곳에는 아니나 다를까 작은 계곡이 흐르고 있었다.


“됐어, 이 계곡만 따라가면 산을 내려갈 수 있어!”


(뽀드득)


그 때 아직 녹지 않아 군데군데 남아있는 눈을 밟는 소리에 지성인 본능적으로 몸을 숨겼다.


“(산수?)”


그러나 뜻밖에도 소리의 정체는 사람이었다. 등산복 차림의 여인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마치 누군가를 찾는 듯 했다. 지성인 사람을 만났다는 기쁨과 안도감에 깊은 숲속에 나타난 그녀를 수상히 여길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숨어있던 나무에서 나와 다가갔다. 그러자 지성일 발견한 여인은 다짜고짜 달려와 사정하기 시작했다.


“다, 다행이다. 잘못 본 게 아니었구나…….”

“예?”

“제발 도와주세요!”


잠시 후 두 사람은 어디론가 급히 뛰어가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 쪽 일행도…….”

“갑자기 인적이 드물어지더니 어느 순간부터 길을 잃고 숲을 헤매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러던 중 친구가 발을 헛디뎌 구르면서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바람에 도와줄 사람을 찾아 무작정 숲을 돌아다녔죠.”

“그러다 저를 만난거구요?”


우거진 풀숲에 달음질을 멈추고 조심스럽게 풀을 헤치며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를 뒤따르던 지성이 다시 물었다.


“혹시 친구분이 무사한지 확인하셨나요?”

“떨어진 곳이 숲이 울창해 모습은 보지 못했고 작은 신음소리만 들렸어요.”

“서둘러야겠군…….”


과연 여인을 쫓아간 곳에는 깊은 낭떠러지가 있었다. 아래를 확인한 지성인 서둘러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무엇을 찾으시죠?”

“내려가 보려고요. 혹시 긴 줄기 같은 것이 있나 찾고 있어요.”

“그, 그런… 위험해요!”


정색하는 그녀에게 지성인 단호히 고갤 저으며 반론하였다.


“아니요, 지금 정말 위험한건 친구분이에요. 해가 완전히 지게 되면 기온이 더욱 떨어질 텐데 저대로 두었다간 분명 저체온증에 걸릴 거에요. 게다가 심한 출혈까지 있다면 사태는 더욱 심각해지죠. 혹시 친구분이 남자세요?”

“예…….”

“그렇다면 최악의 상황까지 볼 수 있겠네요. 친구분이 혈우병이라면 말이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날씨가 추운 날은 지혈이 잘 안되거든요. 상태가 좋던 나쁘던 어떻게든 내려가 확인하고 응급처치를 해서 구조대가 저희를 발견할 때까지 시간을 벌어줘야 해요.”

“하지만…….”


여인의 걱정 어린 눈빛과 마주친 지성은 그녀의 심정을 눈치 채고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했다.


“저는 걱정 마세요. 이래봬도 등산과 암벽등반이 취미니까요.”


그 때 살며시 그녀의 표정을 확인하던 지성의 눈에 여인의 왼쪽 상박에서 피가 흐르는 것이 비춰졌다.


“그 상처는?”

“아. 괘, 괜찮아요… 숲을 헤매다 긁혔나 봐요.”


황급히 상처를 가리며 한걸음 물러나는 여인에게 지성은 한걸음 다가가며 걱정스럽게 말했다.


“괜찮긴요. 서둘러 지혈과 치료를 하지 않으면 상처에 균이 들어가 2차 감염을 일으킬 수도 있어요.”


지성인 가방 안에서 생수와 과산화수소를 꺼내 피가 흐르는 팔의 소매를 걷고 상처 부위를 씻은 후 소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거즈로 상처부위를 덮고 그 위를 가지고 있던 손수건으로 묶어 압박하였다.


“병원에 가기 전에는 억지로 거즈를 떼거나 하지 마세요.”


묵묵히 치료를 받던 여인은 지성일 바라보며 미소 짓고는 말했다.


“고마워요, 다른 사람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다시는 누군가 아파하는 모습은 보기 싫으니까요…….”

“예?”

“아, 아니에요 아무것도…….”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난 지성인 절벽으로 다가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눈이 언 데다가 안전줄도 없어서 좀 위험하지만 평소대로만 하면…….)”

“조심 하세요…….”

“예.”


지성인 크게 심호흡을 하고는 천천히 절벽을 따라 내려가기 시작했다. 중간 중간 녹지 않아 얼어붙은 눈을 조심하면서 절반 정도를 무리 없이 내려가나 싶더니 갑자기 멈춰 서서는 절벽에 기대어 호흡을 고르자 위에서 그 모습을 걱정스럽게 지켜보던 여인이 물었다.


“괜찮으세요?”

“예, 조금 힘들어서 하하…….”


애써 웃음지어 보였지만 숲에서 굴렀던 후유증이 밀려 온 것이 틀림없었다. 통증이 더 심해지기 전에 서둘러 내려가기 위해 다시 한 번 발을 떼는 그 때, 딛고 있던 발판이 무너지면서 지성의 몸이 기울었다. 순간 사방이 고요해지며 모든 것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부모님, 형 그리고 지금까지 만나왔던 모든 사람들과 즐겁고 슬펐던 순간들……. 지성인 온몸에 전해지는 편안한 기운에 몸을 맡겼다.


“(난, 죽은건가…….)”

“크르르…….”

“(무슨 소리지?)”

“지…”

“저건…….”

“지성…”

“시끄러워…….”

“지성아!”


일순간 사방에서 웅성거리는 소리와 함께 정신을 차린 지성인 어안이 벙벙했다.


“지성아 괜찮아?”


주변을 둘러보자 트레이너 누나와 함께 친구 그리고 등산객들과 구조대원들이 자신을 둘러싼 채 걱정스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뭐, 뭐지?”

“뭐긴 뭐야 임마! 네가 뭐에 홀린 듯 날 지나쳐서 숲속으로 들어가 사라지는 바람에 구조대까지 부르고 찾아다닌 거잖아!”


흥분하여 소리치는 친구의 옆에 깨어날 때부터 울상이던 트레이너 누나는 안도감에 결국 참았던 눈물을 터트렸다.


“얼마나 걱정했다고! 흐흑… 훌쩍…….”


지성인 트레이너 누나를 진정시키며 친구를 돌아보고 물었다.


“내가 너를 보고도 지나쳤다고? 널 찾아다니며 본 사람이라 곤 한 여자…….”


문득 여인이 생각난 지성인 벌떡 일어나 주변을 살폈다.


“왜? 누굴 찾는데?”

“혹시 나 말고 다른 일행 없었어?”


그러자 갑자기 손으로 지성의 머리를 이리저리 훑는 친구였다. 지성인 당황하며 친구의 손을 뿌리치며 물었다.


“왜, 왜 그래?”

“머리를 다친 것 같지는 아닌데…….”

“난 멀쩡해! 정말 없었어? 흰 등산복 입은 여자나 낙상 입은 남자 말이야!”

“우리가 널 찾았을 땐 혼자 이곳에 쓰러져 있었어.”

“그, 그런…….”


창양함에 머리를 쓸어 넘기던 지성인 두연 손목을 보고 절벽에서 떨어지던 순간이 뇌리를 스쳤다.


“그럼 그 소리는…….”


그 무렵 지성일 향한 미소의 그림자는 인산인해 속으로 사라지고 유일한 손목의 목격자는 차디찬 1월의 바람에 말없이 휘날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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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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